코로 숨쉬지 않으면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
경희고려한의원장
한의학박사 문 희 석
비강호흡이 막히면 인체에는 다양한 병리학적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데, 이는 체내 산소 공급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비강을 통해 생성되는 **산화질소(Nitric Oxide)**는 폐혈관을 확장하고 산소 흡수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입호흡을 할 경우 이러한 생리적 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다. 이로 인해 만성적인 산소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집중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비강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와 병원체를 걸러내는 1차 방어막 역할을 한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하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필터링 없이 곧바로 폐로 유입되어, 감기나 기관지염, 심한 경우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호흡 방식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비강으로 깊고 안정된 호흡을 할 때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신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반면, 입으로 짧고 얕은 숨을 쉬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되어 불안과 긴장이 심화되고,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하며, 수면의 질까지 떨어지게 된다.
특히, 수면 중 코막힘으로 인해 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경우,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면 무호흡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반복적인 저산소 상태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비강호흡은 단순히 편안한 숨쉬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순환과 면역, 자율신경 조절, 그리고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중요한 건강 관리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가장 기본적인 생명활동인 ‘호흡’을 어디로, 어떻게 하느냐가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조용히 코로 깊은 숨을 들이쉬어 보라.
그 한 번의 숨결 속에 건강한 삶의 출발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