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으로 본 심인성과 내분비 – 감정이 기운을 흔들고, 기운이 몸을 바꾼다
경희고려한의원장
한의학박사 문 희 석
“감정이 몸을 병들게 하나요?”
“스트레스로 갑상선도 망가질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입니다.
한의학과 현대의학 모두, 이제 감정이 내분비계와 몸의 대사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칠정(七情: 기쁨, 분노, 걱정, 사색, 슬픔, 공포, 놀람)**이 장부를 상하게 해 병을 일으킨다고 보았습니다.
이 감정이 오래 지속되거나 억눌리면,
간이 막히고, 심장이 과열되고, 신장이 고갈되며
결국 몸 전체의 기운 조절 능력, 즉 ‘내분비’ 기능이 흔들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억울하고 화가 많은 사람은 간기울결로 인해
→ 갑상선 기능 항진, 불면, 소화불량을 겪을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사람은 비기허가 되어
→ 인슐린 조절 이상, 피로감, 체중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요.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 상태는
→ 부신 기능에 영향을 미쳐 호르몬 불균형과 자율신경실조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이 병의 뿌리가 되는 경우를한의학에서는 **심인성 내상(心因性內傷)**이라 부르며,
단순히 마음을 다스리는 것뿐 아니라
기운을 풀고, 장부를 조화시키며, 내분비의 흐름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몸이 망가지기 전에
감정이 흐트러지고, 기운이 어긋났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마음은 단지 정신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은 몸 전체의 리듬을 조율하는 가장 깊은 에너지입니다.